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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추천] 2021년 청춘과 정치, 판타지를 넘나든 사극의 해 (홍천기, 연모, 꽃 피면 달 생각하고, 태종 이방원)

by 슬기로운생활78 2025.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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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기, 연모, 꽃 피면 달 생각하고, 태종 이방원 포스터 이미지
홍천기, 연모, 꽃 피면 달 생각하고, 태종 이방원 포스터(출처 : SBS, KBS 드라마 홍보 자료)

2021년 한국 사극 드라마는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로맨스와 판타지를 결합한 퓨전 사극부터 정통 왕조사를 바탕으로 한 정치 드라마까지, 다양한 형식과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요. 그중에서도 홍천기, 연모, 꽃 피면 달 생각하고, 태종 이방원은 2021년을 대표하는 네 편의 사극 드라마로 꼽힙니다. 이 작품들은 각기 다른 매력과 완성도를 갖추고 있으며, 지금 다시 봐도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명작들입니다.

홍천기: 색채와 운명, 판타지 사극의 새로운 미학

SBS 드라마 홍천기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로맨스 사극으로, 아름다운 미장센과 회화적인 연출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원작은 정은궐 작가의 동명 소설이며, 회화와 별자리, 저주의 운명을 테마로 삼은 점이 기존 사극과는 다른 신선함을 선사했습니다.

주인공 ‘홍천기’ 역을 맡은 김유정은 당대 유일한 여성 화공으로 활약하며, 뛰어난 재능과 강단 있는 인물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안효섭이 연기한 ‘하람’은 어린 시절 사건으로 시력을 잃고 어둠의 저주에 걸린 인물로, 극적인 서사의 중심축을 담당합니다. 두 인물의 로맨스는 단순한 설렘을 넘어 운명과 저주를 뛰어넘는 서사로 확장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유도합니다.

홍천기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각적인 완성도입니다. 색채와 의상, 세트 디자인까지도 정밀하게 구성되어 예술적 감성이 뛰어납니다. 여기에 신비한 세계관과 전통 설화를 결합해, 드라마적 판타지를 현실감 있게 구현해 낸 것도 인상 깊습니다.

연모: 젠더와 권력의 경계를 넘나든 왕의 이야기

KBS2 드라마 연모는 여성이 왕위에 올라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는 내용을 담은 20부작 로맨스 사극입니다. 기존 사극에서 보기 드물게 젠더와 권력을 주제로 삼아,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안겨준 작품입니다.

박은빈이 연기한 주인공 ‘이휘’는 쌍둥이 남매 중 살아남은 여자아이로, 오빠의 죽음을 계기로 남장을 하고 왕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그녀는 감정을 드러낼 수 없는 삶 속에서도 왕으로서의 책임과 백성을 향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로운이 연기한 ‘정지운’은 내의원으로 휘에게 점차 마음을 열며 복잡한 감정선을 만들어냅니다.

연모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성별과 권력,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 점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박은빈의 절제된 감정 연기와 휘의 성장 서사는 이 작품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연출 또한 섬세해, 젠더 서사를 담은 사극으로서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습니다.

꽃 피면 달 생각하고: 금주령 속 청춘 로맨스 활극

KBS2에서 방영된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조선 후기 금주령 시대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사극입니다. 이 작품은 무거운 시대적 배경 속에서도 청춘들의 사랑과 자유, 정의에 대한 열망을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남영’ 역의 유승호는 원칙주의자 감찰로 등장하며, 사회 정의를 위해 금주령을 단속하는 인물입니다. 반대로 혜리가 연기한 ‘강로서’는 술을 밀조해 생계를 이어가는 밀주꾼으로, 두 사람은 법과 현실이라는 경계선에서 부딪히며 사랑하게 됩니다.

이 드라마는 사극의 진입 장벽을 낮춘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발랄한 대사와 전개, 시각적으로 세련된 연출 덕분에 젊은 시청자층의 호응을 얻었고, OST와 함께 로맨스의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했습니다. 진지한 역사 속에서도 사랑과 청춘의 감성을 놓치지 않은 점이 이 작품의 큰 장점입니다.

태종 이방원: 정통 사극의 부활과 정치 드라마의 정수

KBS1에서 방영된 태종 이방원은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 정치 사극으로, 조선 건국 이후 혼란기를 중심으로 이방원의 시점에서 권력 투쟁과 나라의 기틀을 그린 대작입니다. ‘이방원’ 역은 주상욱이 맡아 냉철한 정치가이자 아버지로서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태종 이방원은 기존 KBS 대하사극의 계보를 잇는 작품으로, 복잡한 정치 구조와 인물 관계, 당시의 역사적 맥락을 충실히 재현하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고려 말과 조선 초 사이의 격동기를 중심으로, 정몽주, 정도전, 이성계, 이방원 등 주요 인물 간의 대립을 긴장감 있게 담아냈습니다.

무게감 있는 연출, 사실적인 고증, 철학적인 대사들이 조화를 이루며, 정통 사극을 기다렸던 시청자들의 갈증을 채웠습니다. 특히 가족 간의 갈등, 명분과 실리 사이의 고민, 왕권의 정당성 등은 지금 시대에도 통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시청률도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습니다.

 

2021년은 한국 사극 드라마가 로맨스와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들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끌어올린 해였습니다. 홍천기는 색채와 운명이 어우러진 판타지 사극, 연모는 젠더와 권력을 탐색한 신선한 로맨스, 꽃 피면 달 생각하고는 금주령 시대의 청춘 로맨스 활극, 태종 이방원은 권력의 이면과 왕의 고뇌를 그린 정통 정치극으로 각기 다른 방향에서 사극의 확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네 작품 모두 지금 보기에도 충분히 가치 있는 콘텐츠로, 각자의 취향에 맞춰 골라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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